41년 전인 1975년 서울 명동예술극장 무대. 머리를 뒤로 빗어 넘긴 곱상한 젊은 여성이 삼베 저고리 차림을 한 채 휘이휙 물 흐르듯 몸을 움직이기 시작했다. ‘한국무용’이라 했는데, 한복은 입지도 않았다. 더구나 맨발이었다. “이사도라 던컨 흉내를 내나? 한국무용을 한다면서….” 여기저기서 비난이 쇄도했다.“‘지랄춤’이라고도 불렸지요. 한국무용은 한복을 입고 버선을 신어야만 한다는 고정관념이 강하던 시절이었으니까요. 하지만 당시 나이 32세의 혈기방장했던 나는 그런 생각을 했어요. 조선시대에 버선을 신을 수 있는 사람이 과연 몇